북촌.

빠꼼.
북촌 / D700 & nikkor 24mm

Reflection
북촌 / D700 & nikkor 24mm
by delilife | 2009/12/08 11:04 | 사진으로대화하다. | 트랙백 | 덧글(4)

오랫만에 악몽;;

뱅기를 타고 가는데 웬지모르게 나는 조종석에서
추락보단 불시착에 가까운 비행기의 고도를 올리기 위해
어떤 핸들따위를 슈발 슈발거리며 열라게 땡기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떤 슈퍼히어로도 아니였나보다.
하얀 봉우리들과 협곡들이 눈앞에 점점더 커지더니, 비행기는

다시 날아오르지 못하고 어떤 산맥같은데에 불시착.

반 피범벅 상태로 용케도 살아남았다. 열리지 않는
조종석 문을 발로차 열고 탑승객석쪽으로 가니까 기체의 반은

어디로 갔는지 앞쪽 좌석만 있고 눈보라치는 산비탈이 눈앞에
펼쳐진다. 생존자는 몇몇 보이지 않고 그들 중에서도

몸이 성한사람은 더 몇 되지 않는 것 같다.

 

제일 먼저 나는 구급상자를 꺼내 내몸에 밴드에이드를 덕지덕지
붙이며 드레싱을하고 지혈을 한다.  군생활때 구급법을
기억하는 나를 보고 문득, 피식 실소를 한다.
몇군데 얕은 열상과 찰과상 따위를 빼곤 부러진 곳은

없기에 움직이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원래는 뒷자리가 있었을,
새로이 생겨버린 기체의 거대한 입구를 통해 눈발이 날리는
비탈로 내려선다. 비탈을 타고 조금 걷다보니 동굴이 하나 나온다.

동굴 입구엔 벌써 나처럼 피칠갑을 한 몇몇이 널브러져 있다.
그들과 다시 비행기로 돌아가 생존자 몇몇을 다시 동굴로 데려온다.

그리고 다시 성한 몇몇과 비행기에서 기내식과 담요, 구급상자따위를
챙긴다.

 

그 성한 사람들중, 눈에 띄는 사람이 한명 보인다.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는데 생각 났다. Man Vs. Wild의 Bear Grills 횽이다.

신난다. 죽지는 않겠구나.

 

동굴에서 부상자들에게 응급처치를 한다. 베어그릴스횽과 이야기를
하는데 눈발이 너무 쎄서 지금 산을 내려가는건 무리란다.

우선은 여기서 날씨가 좋아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날씨가 추워 불을 피우기로 했다.

비행기에서 탈만한 것들은 다 뜯어온다. 좌석시트부터 안내책자와
여러 잡지류들, 다른이의 수하물 안에 들은 탈만한 것들은 다 가져온다.

 

몇몇이들은 생존자가 더 있나 부서진 다른부분의 기체쪽을
확인하러가고, 나는 베어그릴스횽이랑 동굴로 돌아와 디스커버리채널에서
봤던 것처럼 플라스틱 쪼가리와 담요에서 뺀 실뭉치로 활을 만들어
동굴 입구에서 불을 피운다. 존나 땀날정도로 하니 불이 붙는다.
아 따뜻하다. 이제 좀 살만하네.

 

베어그릴스 횽이 말하길, 눈발이 좀 약해지면 검은 연기가 많이
나는 물건들을 태우자 한다. 아, 이것도 Man Vs. Wild에서 본거다.
부상자수가 많아 마을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산을 내려가는 것보다, 이곳에 그냥 비행기도
아닌 여객기가 떨어졌으니 구조대가 오긴 올꺼다,
여기서 최대한 버티며 구조신호를 보내는 편이
생존가능성이 높을 거랜다.
응 나도 그생각이 맞는 거 같아 횽하고 대답하는데 동굴의
입구쪽에서 베어그릴스 횽의 등 뒤로 쟌니 거대한 그림자가 생긴다.

 

ㄷㄷㄷ. 곰이다. 진짜 레알 곰이다. 진짜 지릴정도로 시커멓고
거대한 그리즐리베어가 베어그릴스횽 뒤에 서있다.

그릴스횽은 재빠르게 불붙은 몽둥이를 들고 일어서서

곰과 대치하려는 찰나 그리즐리베어의 앞발질이

베어그릴스횽의 얼굴을 강타한다.

횽이 푹 쓰러진다.

나도 한손에 불붙은 몽둥이를 들고 있지만 아... 슈발, 다리에 힘이
풀려서 후들후들거린다. 그리즐리베어가 허연 콧김과
입김을 훅훅 내뿜으며 입구를 막고 쓰러진 그릴스횽을 물고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도망갈 곳도 없다. 조금있다가
그릴스횽은 죽었는지 반응이 없자 그를 획하고 내팽겨 친다.

널브러진 그는 움직임이 없다.

 

이젠 곰은 나에게 다가온다.

온몸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발작한 사람처럼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지만 악에 받쳐서 불붙은 몽둥이를 휘두른다.
아 지랄.

곰이 더 흥분해서 쿠오쿠오하면서 다가온다. 내 뒤편에 부상자들이
흐느끼기 시작한다. 곰의 숨결이 느껴질정도로 가까이 왔다.

앞발을 휘두른다. 바람을 가르는 휘익 소리가 들린다.

흐읍하며 난 숨을 들이킨다.
.

.

.

.

.

.

.

.
아 슈발. 꿈에서 깼다. 온몸이 땀이다.

이처럼 박진감 넘치고 리얼하고 순수하게 공포스러운 악몽,
오랫만이었다. 비행기추락과 야생맹수와의 조우라는
컴비네이션은 정말 최악이다.

by delilife | 2009/12/02 05:39 | '맛'있는 일상. | 트랙백 | 덧글(4)

폐지와 리어카.

그리고 할아버지.

인사동 / Nikon D700 & Nikkor 24mm.
by delilife | 2009/11/29 20:01 | 사진으로대화하다. | 트랙백 | 덧글(2)

제주 올레길 걷기 둘째날, Part2.

제가 무려 9월에 갔다온 제주 올레길 걷기의 마지막 입니다.

거의 3주에 한번씩 포스팅하는 나는 너무나 게으른 남자.

월평포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설렁설렁 걷기 시작했습니다.

8코스는 계속, 쭈~욱 해변길을 걷게 되는 해안 올레코스입니다.

크게 오르막길도 없고 천천히 즐기면서 걷기에 좋은 코스입니다.

월평포구에서 조금 걷다보면 야자나무 군락지가 나오는데

이곳에 야자나무들은 수령이 꽤나 됬던지 정말 거대하더군요.

나름 바람이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쪽이었던

탓인지 아직 푸르른 녹색의 잎사귀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허기가 진 탓인지 좀 힘들었던 탓인지 8코스를

진행하는 동안에 사진을 찍는 횟수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틀내내 바다를 보며 걷다보니 바다도 그냥그냥 다 같아보이기도

했어요. -_-;;

야자나무 군락지를 지나 꽤나 넓은 마늘밭 옆으로 놓인 포장도로를

걷게 됩니다.

마X쮸를 하나 던져주고 얻은 마늘밭을 지키던(?)강아지의 사진 한 컷.


마늘밭이 꽤 커서 알싸한 마늘냄새가 날줄 알았으나, 마늘냄새는

안나더군요. 그렇게 마늘밭을 지나 대포포구를 통과해 걷다보면

4면정도의 잔디 축구장이 모여있는 축구연습장을 맞이합니다.

이 연습장 입구에 정자가 있었는데 올레길을 걷는 많은 이들이

그곳에서 올레길 정보를 나누며 김밥이라든지 귤을 나누어 드시는

훈훈한 광경이 보이더라구요. 저도 은근슬쩍 끼어들어 감귤 3개를

어머니들에게서 획득했습니다. -0-;;

축구연습장은 해안 바로 옆에 위치해서 정말 멋있더라구요.

와 이런데서 뽈차면 기분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걷기시작.

연습장을 지나서 걷다보면 어느순간 잘 정돈된 잔디밭 길을

걷게 됩니다. 여긴 잔디밭이 참 이쁘게 잘 되어있다 예초기

빡시게 잘 돌렸네...라는 생각을(군대갔다온 분들은 아실 것임)하며

걷는데 알고 보니 CS호텔에 딸려있는(?) 정원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cs호텔 즈음에서 시간을 보니 어느덧 13시가 넘어가고 있더라구요.

너무나 허기져서, 큰맘 먹고 호텔에 있는 해변식당에서 맛있는걸

한번 먹어보자! 라고 결정했습니다.

역시 호텔식당 답게 가격이 참 공격적이더라구요. 하지만

이미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저, 든든하게 먹고자

갈비탕을 주문! 멋지게 깎아지른 주상절리를 병풍삼고, 시원한

파도소리를 음악삼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갈증때문에 시킨 오렌지 주스와 애피타이저로 나온 샐러드.
요고이 그 갈비탕, 반찬도 정갈하게 잘 나옵니다.
배가고파서 어느정도 먹고 난 후 찍었심 -_-;;

후식으로 나온 오미자주스?차?
하여튼 새콤달콤하니 입가심에 딱이더군요.


1시간정도 천천히 식사하면서 경치구경하면서 원기를 회복 후,

다시 걷기 시작! 배릿내를 지나 배릿내 원래 코스인 배릿내 오름을

가려 했으나, 식사를 빵빵하게 한 이유로 오름오르다 갈비탕을

확인할 것 같아서 과감히 배릿내 오름을 스킵하고

바로 돌고래쇼장을 지나 중문 해수욕장에 접어들었습니다.

9월말에 바람도 어느정도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하얏트 호텔 앞쪽에

있는 해수욕장엔 태닝과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몇몇의

사람들이 눈에 띄더군요. 백사장을 걸으면서 그들에게 가깝게

다가가 보니, 휴가를 온 듯한 외국인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겐 제주의 아름다운 여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었나봅니다.

하얏트호텔 옆에 있던 대나무숲길.
9월이라는 날짜가 무색하게 푸르고 아름답습니다.



백사장을 통과해 하얏트호텔 정원으로 접어들자마자 신발과

양말에 들어간 모래를 털어주고 다시 걷기 시작, 해병대길을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길을 이쁘게 만들어 놓다니,
역시 대한민국 군인은 대단합니다!


해병대길에 깔려있는 검은색 자갈들이 파도에 부딪힐 때 마다 나는

특유의 소리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자갈자갈"로 들린다는...-_-;;;;

해병대길이 끝나는 지점에 색달 하수종말처리장이 나오는데 이곳부터

8코스의 종착지인 대평포구까지는 평탄한 시멘트 및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걷게 됩니다. 잘 걷고 있는데 거의 종착지에 도착할 즈음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도착했을땐 온몸이 흠뻑

다 젖어 오들오들 떨다가 포구 바로 앞에 위치한 Red Brown이라는

카페에서 카페모카 한잔에 몸을 녹였습니다. 어느 정도 온기로

몸을 녹이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가 비가 그치자마자

지나왔던 대평리로 다시 돌아가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것으로 이틀간의 올레길 걷기는 끝났습니다.

제주 올레길 8코스 : 월평포구 → 굿당 산책로 → 마늘밭 입구 → 대포포구 
                         → CS호텔 → 베릿내오름 → 돌고래쇼장 → 중문해수욕장  
                         → 하얏트호텔 산책로 → 존모살 해안 → 해병대길
                         → 색달 하수종말처리장 → 열리 해안길 → 논짓물
                         → 동난드르 → 말 소낭밭 삼거리 → 하예 해안가
                         → 대평포구.

끗!

 
by delilife | 2009/11/17 16:26 | '맛'있는 일상. | 트랙백 | 덧글(0)

난 내몸에 무심한 도시남자.

알러지 비염이 너무 심해서

병원을 갔더니 알러지 비염도 비염이지만

코뼈가 오른쪽으로 너무 휘어서 오른쪽

콧구멍은 다 막혀 있는 상태란다.

언제 코뼈 큰 충격받은 적 있냐고 의사가

물어보는데 고등학교때 유도하다가

얼굴로 떨어져서 거의 반기절했던 기억이 났다.

그얘기를 했더니 아마 그때 코뼈가 부러졌는데

그걸 모르고 그냥 살아서 코뼈가 잘못 붙은거랜다.

난 내 코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살아온 무심하고

시크한 도시남자였던 것이다.

.

.

.

고1땐가 2땐가 그랬으니까 8~9년이 되었구나.

그러니까 8~9년 동안 난 왼쪽 콧구멍으로만

숨을 쉬어온 것이다.

혹사당한 내 왼쪽 콧구멍에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의사가 휜 뼈는 다시 펼라면 다른 방법은 없고

인위적으로 다시 부러뜨려 다시 붙이는 수술을

해야한다는데 솔찍히 죠낸 무서워서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혹사당할 내 왼쪽 콧구멍에

한번더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

미안하다. 왼쪽 콧구멍아.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슬램덩크 정대만의

명대사를 읊어보겠다. 

 

"오른쪽 콧구멍은 거들뿐."

by delilife | 2009/11/03 17:23 | '맛'있는 일상.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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